인물탐구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이야기
가장 위대한 투자자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당신이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벌리지 않는다면, 평생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의 주인공은 '오마하의 현인(The Oracle of Omaha)'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다.
그는 80년 넘는 투자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요란한 움직임 없이, 조용히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고, 여전히 그의 말과 행보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나침반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올랐을까?
■ 어린 시절부터 드러난 ‘돈’에 대한 집념
워런 버핏은 1930년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하워드 버핏은 증권 중개인이자 정치인이었고, 어린 워런은 아버지를 따라 증권사에 드나들며 숫자와 주식의 세계에 눈을 떴다.
버핏이 처음 돈을 번 것은 6살 무렵. 코카콜라 6병짜리 팩을 낱개로 되팔아 차익을 남겼다. 11살에는 이미 첫 주식을 샀고,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는 핀볼 기계를 사서 이익을 남기는 작은 사업도 했다.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투자와 수익 구조'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감각이 이미 자리잡고 있었다.
■ 벤저민 그레이엄, 가치투자의 스승
대학 시절 버핏은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벤저민 그레이엄을 만난다.
그레이엄은 '가치투자(Value Investing)'의 창시자로,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싸게 사서 보유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버핏은 그의 사상에 깊이 매료되었고, 졸업 후 직접 그레이엄의 투자회사(Graham-Newman)에 들어가 실무를 배운다.
그러나 버핏은 단순히 스승의 이론을 모방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그 이론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발전시킨다.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라"는 것이 그것이다. 단기적인 시장 흐름보다, 장기적인 기업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는 태도였다.
■ 버크셔 해서웨이, 전설의 시작
버핏의 이름과 함께 항상 따라다니는 회사가 있다. 바로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원래는 방직회사였으나, 버핏은 껍데기만 남은 이 회사를 인수해 투자지주회사로 변모시킨다.
그는 버크셔를 통해 코카콜라, 질레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GEICO 같은 미국의 대표 브랜드에 장기 투자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막대한 수익을 거둔다.
그의 투자 방식은 단순해 보인다.
- 자신이 이해하는 사업에만 투자할 것
- 훌륭한 경영진과 명확한 수익 구조를 가진 기업에 투자할 것
- 시장의 공포를 기회로 삼을 것
하지만 그 단순함을 70년 넘게 지켜온 이는 많지 않다.
버핏은 언제나 군중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고, 위기가 닥칠 때마다 오히려 담담하게 "지금이 기회다"라고 말하며 투자했다.
■ 겸손과 절제의 아이콘
세상에서 가장 부자인 그가 여전히 작은 오마하 집에 살고, 햄버거와 체리 콜라를 즐기며, 평범한 옷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그는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녀들에게는 대부분의 재산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며, 재산의 99%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그는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 운동을 공동 설립해 수많은 억만장자들이 사회 환원에 동참하게 했다.
또한 그는 "복리의 마법"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빠른 돈보다 '느리지만 확실한 부'를 추구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 기간은 영원이다"라는 그의 말은, 급변하는 세상에서 오히려 가장 강력한 투자 원칙으로 작용하고 있다.
■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
버핏의 삶에서 단순한 투자 기술 이상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는 말한다. "당신의 삶을 단순하게 유지하라. 불필요한 것에 흔들리지 말고,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라."
끊임없는 유혹과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그의 말은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준다.
워런 버핏은 단지 돈을 잘 버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답을 던져주는 인물이다. 끝.
참고 자료
-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 《스노우볼: 워런 버핏과 인생 경영》
- CNBC 인터뷰 및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