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트럼프 자서전 대필 작가의 고백“나는 돼지에게 립스틱을 발랐다”

듀얼브레인 2025. 4. 17. 10:15

트럼프 자서전 대필 작가의 고백

“나는 돼지에게 립스틱을 발랐다”


책 한 권이 만들어낸 ‘성공한 리더’의 이미지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은 도널드 트럼프를 세상에 알린 대표적인 저서입니다. 이 책은 트럼프를 냉철한 협상가, 성공한 사업가로 포장하며 대중의 인식에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줬죠.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이 책의 실제 저자가 트럼프 본인이 아니라 대필 작가 토니 슈워츠(Tony Schwartz)라는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 슈워츠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 책을 쓴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표현했죠.
“나는 돼지에게 립스틱을 발랐다.”
트럼프를 실체와 다르게 포장해 대중에게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게 했다는 자조 섞인 고백이었습니다.


“그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 대필 작가의 고백

1987년, 슈워츠는 트럼프와 약 18개월 동안 함께 일하며 『거래의 기술』을 집필했습니다. 당시 그는 유명세와 수익을 기대하며 이 프로젝트를 수락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는 <뉴요커(The New Yorker)>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자기애가 강하고 공감 능력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진실을 말하는 법이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거짓말과 과장은 그에게 자연스러운 언어처럼 느껴졌다고도 말했죠.

특히 트럼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출마하고 공화당 후보가 된 이후, 슈워츠는 죄책감을 더욱 크게 느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쓴 책이 트럼프를 ‘대중이 신뢰할 만한 인물’로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문명의 종말을 부를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반박과 이미지 메이킹의 그림자

트럼프는 이에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그는 “책은 내가 썼고, 슈워츠는 단지 도움을 줬을 뿐”이라며, 슈워츠의 발언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공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논란은 단순한 진실 공방을 넘어서, 자서전 대필이라는 업계의 관행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성공 신화가 어떻게 구성되고, 그 이미지를 믿는 대중은 어떤 책임을 지는가—이 사건은 그런 중요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리더의 얼굴’이 정말 진짜인지, 가끔은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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